내 책장

일주일-일요일

예쁜꽃이피었으면 2023. 4. 21. 09:08

구의 증명을 읽고 최진영 작가의 다른 글들을 읽어보고 있다.
그 첫번째가 일주일이다. 왜 일주일일까.


초반, 그저 학생들의 이야기인가 싶었던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이어졌다.
 
도우와 민주, 나.
 
오디오북으로 들어서 몇쪽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민주가 아이큐부터 시작해서 공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 부분이 생각났다.
 
많은 생각이 났지만.. 일기장에 적어야겠다..
 


일한 만큼 돈을 벌고 싶다는 건 큰 욕심일까.
빚을 지면서 대학에 다니고 싶지는 않았다. 
나와 누구를 비교하고 싶지도 않았다.
박탈감이나 괘씸함, 억울한 감정을 품고 세상이 좋아졌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저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
 
돈버는 일이 힘들다고 말할 수는 있어.
사람이 일을 하다보면 그렇게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
먹고 사는 일이 원래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어
 
일요일 밤 9시 38분, 나는 겁에 질려있었다.
왜냐하면 쉼없이 움직이던 커다란 기계가 갑자기 멈췄다.
 
퇴근하려면 작은 마쳐야 하고
그러려면 기계를 고쳐야 한다.
고장난 기계를 그대로 두고 퇴근한다면
어른들은 책임감 없는 요즘애들 운운할 것이다.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고 했다.
선임의 말이었고 언젠가 나도 그와 같은 말을 했다
 
매일이 야근이 이어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도
기계가 고장나서 손수 그것을 고쳐야 하는 순간에도
정신만 바짝차리면
그러니까 그것은 내게 책임을 돌리는 말.
 
이유를 알고 싶었다.
내가 지금 이 기계앞에서 서있는 이유를
왜냐하면 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저축을 하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주고 싶었다.
차를 사서 그 차에 친구들을 태우고 여행을 다니고 싶었다.
그 모든 걸 서른살 이전에 다 하고 싶었다.
 
주머니 속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액정에 도우 이름이 떴다.
나는 겁이 났다.
도우가 울고 있을까봐.
 
도우와 민주가 부모님과 여름 휴가를 떠나느라 성당에 나오지 않은 일요일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우리의 바람이나 노력과 상관없이
서로 다른 일요일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느낀 감정은 배신감이 아닐지도 모른다.
 


제목이 왜 일요일일까.
끝까지 듣고 나서야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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