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장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예쁜꽃이피었으면 2022. 9. 5. 16:14

웹에서 읽는거라..쪽수가 안 맞네

 

15

원래 인생은 공평하지 않아. 노력으로 다 된다는 말도 거짓말이지.

알겠어? 네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는 이야기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하루키

 

27

그럼에도 열정은 좋은 거다. 나를 위해 쓰기만 한다면 말이다.

내가 어떤 것에 열정을 쏟고 있다면 그 열정이 나를 위한 것인지, 남을 위한 것인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알기론 열정이라는 것은 그렇게 자주 생기는 것도, 오래가는 것도 아니다. 열정을 막 쥐어짜 내서도, 아무 데나 쏟아서도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2

내가 이 나이에 정말 부끄러워 할 것은 내 나이에 걸맞은 것들을 소유하지 못한 게 아니라, 나만의 가치나 방향을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44

조금만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길들이 있는데, 그때는 그게 보이지 않는다. 오직 하나, 이 길만이 유일한 길이라 믿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길은 절대 하나가 아니다. 그리고 그 길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가보면 그 길이 자신이 원하던 길이 아닌 경우도 많다.

너무 괴롭거든 포기해라. 포기해도 괜찮아. 길은 절대 하나가 아니니까.

 

124

고작 식당 하나, 영화 하나를 고르는 데도 실패할까 봐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러니 인생은 오죽할까. 안전하다고 유혹하는 남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나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선택은 어쩌면 고독한 실패가의 길이다. 하지만 그 길을 가면 적어도 남들이 하라는 대로 사는 남의 인생을 살게 되진 않는다. 모두가 한쪽으로 우르르 몰려갈 때 용기 있게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나의 인생을 살게 된다. 실패해도 좋다. 실패했을 땐 후회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남의 말만 듣고 우르르 몰려갔던 사람들 대부분도 후회하긴 마찬가지다. 

실패를 두려워 말자.

고독한 실패가가 되자.

 

126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건데, 그런 것들이 창피하고 부끄러울 이유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 

아마도 그 마음의 바탕에는 '이 나이 먹도록'이라는 정서가 깔린 것 같다. 이 나이 먹도록 이룬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젊을 때 했던 실수를 계속 반복하고, 후회하고, 방황하는 나라서 나이 먹을 걸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부끄러워하는게 아닐까.

 

150

3년 동안 내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걱정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하고 걱정해도 답은 없었다. 열정을 쏟고 싶은데,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하는데, 뛰어난 재능도 없고 나이만 먹고 이것저것 관심은 많지만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은 없었다. 이대로 나는 아무것도 못 되고 끝나는 걸까?

내 미래는 어두웠고, 내가 아무 쓸모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서울역 노숙자들을 볼 때마다 미래의 내 모습이 아닐까 불안에 떨었다. 급기야 '나 하나쯤 없어져도 세상은 아무 문제 없이 잘 돌아가겠지'라는 위험한 생각도 했다.

 

159

한 가지 분명한 건, 영원히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모두 퇴사를 한다. 나는 좀 빨리 그만둔 것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좀 가볍다.

 

191

신용카드는 일단 빚을 지는 거다.내 통장에 돈이 없어도 신용카드만 있으면 돈을 쓸 수 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내가 쓴 돈을 카드 회사에 갚는다. 나는 그 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 기간이 짧아서 의식하지 못하지만 그건 대출이다. 미래의 내가 벌 돈을 미리 당겨서 쓰는 것. 이래저래 나는 대출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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